분류 전체보기 (378)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극의 탄생 - 13 13 경향 면에서 볼 때 소크라테스가 에우리피데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당시의 고대인들도 간과하지 않았다. 이러한 예리한 통찰은 소크라테스가 에우리피데스의 시작을 도와주곤 한다는 당시 아테네에서 떠돌던 풍문에서 가장 웅변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훌륭했던 옛날'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현재의 민중 선동가들을 열거할 경우 두 사람의 이름이 동시에 거론되었다. 육체와 정신 면에서 옛날의 마라톤적인 건장한 기풍이 점차 쇠약해지면서 미심쩍은 계몽에 갈수록 희생되어 간 것은 그 두 사람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식의 말투로 반은 분개하고 반은 경멸하면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저 두사람에 대해서 말하곤 했는데, 이는 근대인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 근대인은 에우리피데스쯤이야 버려도 상관없는 일이.. 비극의 탄생 - 12 12 이 다른 관객의 이름을 거론하기 전에 우리는 잠깐 멈춰서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의 본질 속에 들어 있는 모순되고 헤아릴 수 없는 것에 대한 앞서 언급된 인상을 상기해 보자.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의 합창단과 비극적 주인공에 대해서 우리가 가졌던 낯선 느낌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우리의 습관이나 전통과 조화시킬 수 없다. 우리가 저 이중성 자체를 그리스 비극의 근원이자 본질로서, 즉 서로 얽혀 있는 두 예술충동인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표현으로서 재발견하게 될 때 까지는 말이다. 저 근원적이고 전능한 디오니소스적 요소를 비극으로부터 제거하고 비극을 순수하면서도 새롭게 디오니소스적인 예술, 관습과 세계관 위에 건립하는 것, 이것이 이제 보다 밝은 조명 아래서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비극의 탄생 - 11 11 그리스 비극은 그것과 자매관계에 있는 보다 오래된 예술 장르와는 다른 방식으로 몰락했다. 그것은 풀 수 없는 갈등의 결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것은 비극적으로 죽은 것이다. 반면에 다른 모든 예술들은 고령의 나이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평온하게 숨을 거두었다. 훌륭한 자손을 남기고 고요하게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 행복한 자연상태에 어울리는 것이라면, 저 보다 오래된 예술 장르들의 종말은 그러한 행복한 자연상태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것들은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리고 죽어가는 자들의 눈앞에는 이미 그들보다 더 아름다운 자손들이 서 있으며 기운찬 모습으로 초조한 듯 머리를 쳐들고 있었다. 이에 반해 그리스 비극이 죽었을 때는 엄청난 공허가 생겼고, 이러한 공허는 도처에서 통절하게 느껴졌다... 비극의 탄생 - 10 10 그리스 비극이 가장 오래된 형태에서 디오니소스의 고뇌만을 표현했으며, 오랜 시간 동안에도 무대 주인공이 디오니소스뿐이었다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없이 분명하게 전승에 나타나 있다. 그러나 에우리피데스에 이르기까지 비극의 주인공은 항상 디오니소스였고 프로메테우스나 오이디푸스 등과 같이 그리스 무대상의 유명한 인물들 모두 저 원래의 주인공인 디오니소스의 분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위의 사실과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다. 이 모든 분장 뒤에 어떤 신성이 숨어 있다는 점이야말로 그 유명한 인물들이 놀라울 정도의 전형적 '이상성'을 가졌다는 사실의 근본적인 이유이다. 누가 주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개인은 개인으로서는 우스꽝스럽고 따라서 비극적이 못 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우리는 .. 비극의 탄생 - 9 9 그리스 비극의 아폴론적인 부분, 즉 대화에서 표면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단순하고 투명하며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대화는 그리스인들의 모사이다. 그리스인들의 본성은 사실은 춤에서 드러난다. 왜냐하면 춤에는 가장 큰 힘이 숨겨져 있으면서 동작의 유연성과 풍부함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소포클레스의 주인공의 언어가 갖는 아폴론적인 정확성과 명쾌함으로 인해 우리는 놀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본질의 가장 깊은 밑바닥까지도 보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 밑바닥에 이르는 길이 그렇게 짧다는 데에 약간 놀라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일단 겉으로 나타나는 주인공의 성격을 도외시한다면 - 주인공의 성격은 근본적으로는 어두운 벽에 던져진 빛의 형상에 지나지 않으며 다시 말해서 전적으로 현상에 지나지.. 비극의 탄생 - 8 8 사티로스도 근대 목가 속의 목자도 근원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을 향한 동경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리스인은 얼마나 확고하고 겁도 없이 이 숲 속의 인간을 붙잡았던가! (이에 반해) 근대인은 섬세하고 연약한 피리 부는 목자라는 달콤한 형상과 얼마나 부끄럽고 유약하게 희롱했던가! 아직 어떠한 인식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직 문화의 침투도 받지 않은 자연, 이것을 그리스인은 사티로스 안에서 보았다. 이 때문에 사티로스는 그리스인에게는 원숭이와 아직 동일시되지 않았다. 그 반대로 그는 인간의 원형,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그리고 가장 강렬한 감동의 표현이었다. 그는 신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황홀해하며 감격하고 열광하는 사람, 신의 고통을 자신 안에서 반복하면서 함께 괴로워하는 동지, 자연의 가슴 가장.. 비극의 탄생 - 7 7 그리스 비극의 기원이란 문제를 우리는 미로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미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이상에서 언급한 모든 예술원리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 전승되어 온 고대의 단편적인 문헌들이 이미 자주 서로 조합되거나 다시금 분해된 적이 많았음에도 그리스 비극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제기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불합리한 주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전승은 극히 단호하게 비극은 합창단으로부터 발생했으며, 비극은 근원적으로 합창이고 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비극 합창단은 이상적 관객이라든가 혹은 무대장면이라는 왕족의 영역에 대해서 민중을 대표한다든가 하는 예술상의 상투적인 문구들에 만족하지 않고 본래의.. 비극의 탄생 - 6 아르킬로코스에 관한 (그동안의) 학문적 연구는 그가 민요를 문학에 도입했으며 이러한 업적 때문에 그리스인들의 일반적인 평가에서 호메로스와 어깨를 견주는 유일무이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전적으로 아폴론적인 성격을 갖는 서사시와 대비되는 민요란 무엇인가?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결합의 영속적인 흔적 이외의 무엇이겠는가? 모든 민족들에게 퍼져 나가고 항상 새롭게 탄생되면서 점증해 가는 민요의 거대한 전파력은 자연이 갖는 저 이중의 예술적 충동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한 민족의 광란비제적(狂亂秘祭的 orgiastisch)인 운동이 그 민족의 음악 속에 영원히 흔적을 남기는 것과 유사하게 자연의 이중의 예술적 충동은 자신의 흔적을 민요에 남긴다. 사실 민요가 ..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