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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환(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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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5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35 어른들은 망각으로 성숙해가는가. 일곱살 난 아이의 물음을 아직도 답할 수 없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어디로 가는 거야?" 모든 것이 신기해 잠자기를 싫어하는 아이. 잠든 다음에 일어날 세상 일이 궁금한 아이. 어른들은 오래전에 아이가 던진 의문과 불안의 아주 미미한 가지에 ..
0034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34 믿음의 체계를 만들지도 부수지도 않고, 버리지도 갖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다스리는 길을 찾는다. 믿음은 동물적인 사생관(死生觀)에서 우러난 버릇, 그러나 사람에게 얽힌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는 하나의 믿음으로 풀리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은 신이 아니기때문에 하나의 믿음을 떠날 수 없다. ..
0031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31 차라리 비탈진 산길에 천년 말 없는 하나의 바위로 머물거나 어느 한가한 뒷뜰에 세월을 떠난 나무가 되어 사람의 시시비비를 다시는 같이하지 않으련다. 시시비비가 사람을 얼마나 비트는가. -->
0030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30 나무는 태어난 자리에서 일생을 지낸다. 그의 선택의 여지는 동물에 비해 더욱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이 주어지더라도 그것으로 자신이 지닌 목적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한다. 그가 원하는 먹이를 취하기 위하여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없다고 항의하는 가. 나무는 물과 흙과 햇볕을 순순히 받..
0007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07 조각가에게 끌과 망치와 대리석은 장애물이 아닌가. 미술가에게 붓과 물감과 화지는 장애물이 아닌가. 정신에 대하여 육체는 협조자인가, 장애물인가. 작가와 철학자에게 말은 협조자인가, 장애물인가. 말의 걸림을 넘을 수 있는가. 말의 자의(恣意)를 벗어날 수 있는가. 말의 껍질을 버릴 수 있는..
0006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06 순간에 찾아오는 깨달음은 징검다리 그 밖에는 허허대해(虛虛大海) 의문과 상상의 갈림길에 놓인다. 징검다리 위에 세운 환상의 도시 인간의 역사 철학자의 가설 환상공법으로 지탱하는세상의 이야기.
0005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05 생명이 꺼지고 일어나는 지상의 끝없는 파동이 어디로 이어져 있는 것인가. 사람은 꿈마다 현실 아닌 세계로 들어간다. 꿈에서 무엇을 보는가. 그의 가장 깊은 관심을. 프로이트가 말하는 性. 아니다. 그것은 신이 생명 있는 것으로 하여금 현실의 파노라마를 지탱하도록 던진 미끼. 언어의 사슬. ..
0004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0004 삼십 년 전, 이십 년 전에 떠나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더욱 더 실감나게 들려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가 멀리 떠난 뒤에도 귓전에 남아 있는 소리는 어떻게 그의 있음을 절박하게 하는가. 모양이나 색깔보다 소리는 더욱 참으로 있는 것인가. 떠나버린 자의 목소리는 어떻게 그 주인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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