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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J. Derrida, 193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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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의 대리 보충 데리다는 서구 사상이 그토록 중요시하는 현전, 기원 같은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현전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 재현이나 흔적에 불과한 문자 같은 것이 우리에게 더욱 살아 숨쉬는 어떤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개념을 '대리 보충'과 '대리 보충에 의한 대리 보충'으로 설명한다. 가령 소크라테스는 문자를 경계했다. 소크라테스는 한순간 발생하고 사라지는 말을 글이 보존하고 시간의 한계성을 뛰어넘을 수 있지만 이 문자가 왕의 명령을 대신할 경우 쉽게 위조되고 신하들이 남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왕의 권력은 약화되고 왕권도 찬탈될 수 있다. 문자는 원래 말의 부재 시 말을 보존하고 대신하기 위한 '대리 보충'에 불과하지만 역으로 말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왕의 권력 자체가 ..
말과 문자 - 데리다 데리다(Jacques Derrida)는 서구 사상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사상가들의 글을 재해석하며 철석같이 믿었던 순수한 기원에 대한 맹신을 분해한다. 그 중 하나가 문자가 음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문자를 가진 종족은 그렇지 않은 민족을 지배했다.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기 전에는 문자를 읽을 줄 아는 자들만이 권력과 결탁해 지배를 공고히 했다. 레비스트로스는 이런 문자가 우월하다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착각을 배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리다는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밝힌다. 서구사상은 언제나 문자를 경시했다면서. 오히려 문자 이전의 것인 말의 우월성을 강조장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리스 철학에는 이성을 의미하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로고스가 있고 유대교 성경에는 천지창조에 말씀이 있었다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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