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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Nietzsche(184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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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 9 9 그리스 비극의 아폴론적인 부분, 즉 대화에서 표면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단순하고 투명하며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대화는 그리스인들의 모사이다. 그리스인들의 본성은 사실은 춤에서 드러난다. 왜냐하면 춤에는 가장 큰 힘이 숨겨져 있으면서 동작의 유연성과 풍부함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소포클레스의 주인공의 언어가 갖는 아폴론적인 정확성과 명쾌함으로 인해 우리는 놀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본질의 가장 깊은 밑바닥까지도 보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 밑바닥에 이르는 길이 그렇게 짧다는 데에 약간 놀라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일단 겉으로 나타나는 주인공의 성격을 도외시한다면 - 주인공의 성격은 근본적으로는 어두운 벽에 던져진 빛의 형상에 지나지 않으며 다시 말해서 전적으로 현상에 지나지..
비극의 탄생 - 8 8 사티로스도 근대 목가 속의 목자도 근원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을 향한 동경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리스인은 얼마나 확고하고 겁도 없이 이 숲 속의 인간을 붙잡았던가! (이에 반해) 근대인은 섬세하고 연약한 피리 부는 목자라는 달콤한 형상과 얼마나 부끄럽고 유약하게 희롱했던가! 아직 어떠한 인식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직 문화의 침투도 받지 않은 자연, 이것을 그리스인은 사티로스 안에서 보았다. 이 때문에 사티로스는 그리스인에게는 원숭이와 아직 동일시되지 않았다. 그 반대로 그는 인간의 원형,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그리고 가장 강렬한 감동의 표현이었다. 그는 신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황홀해하며 감격하고 열광하는 사람, 신의 고통을 자신 안에서 반복하면서 함께 괴로워하는 동지, 자연의 가슴 가장..
비극의 탄생 - 7 7 그리스 비극의 기원이란 문제를 우리는 미로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미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이상에서 언급한 모든 예술원리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 전승되어 온 고대의 단편적인 문헌들이 이미 자주 서로 조합되거나 다시금 분해된 적이 많았음에도 그리스 비극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제기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불합리한 주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전승은 극히 단호하게 비극은 합창단으로부터 발생했으며, 비극은 근원적으로 합창이고 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비극 합창단은 이상적 관객이라든가 혹은 무대장면이라는 왕족의 영역에 대해서 민중을 대표한다든가 하는 예술상의 상투적인 문구들에 만족하지 않고 본래의..
비극의 탄생 - 6 아르킬로코스에 관한 (그동안의) 학문적 연구는 그가 민요를 문학에 도입했으며 이러한 업적 때문에 그리스인들의 일반적인 평가에서 호메로스와 어깨를 견주는 유일무이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전적으로 아폴론적인 성격을 갖는 서사시와 대비되는 민요란 무엇인가?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결합의 영속적인 흔적 이외의 무엇이겠는가? 모든 민족들에게 퍼져 나가고 항상 새롭게 탄생되면서 점증해 가는 민요의 거대한 전파력은 자연이 갖는 저 이중의 예술적 충동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한 민족의 광란비제적(狂亂秘祭的 orgiastisch)인 운동이 그 민족의 음악 속에 영원히 흔적을 남기는 것과 유사하게 자연의 이중의 예술적 충동은 자신의 흔적을 민요에 남긴다. 사실 민요가 ..
비극의 탄생 - 5 5. 우리는 이제 우리 연구의 본래 목표에 가까이 가고 있다. 우리 연구는 디오니소스-아폴론적 정신과 그것의 예술작품을 인식하고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저 통일성의 신비를 적어도 어렴풋하게라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여기서 우리는 우선 다음과 같은 물음을 제기하고자 한다. 나중에 비극과 극 형식의 주신찬가로 발전하는 저 새로운 맹아는 그리스 세계의 어디에서 처음으로 나타나는가? 이에 대해서는 고대 그리스 자신이 우리들에게 형상을 통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즉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문학의 시조이자 봉화 전달자로서 호메로스와 아르킬로코스를 조각품과 보석 등에 나란히 새겨 넣었던 바, 이는 그들이 후대의 그리스 세계 전체에 흘러 들어가는 불의 강의 원천인 이 두 사람만을 우열을..
비극의 탄생 - 4 4 이 소박한 예술가에 대해서는 꿈의 비유가 우리에게 몇 가지 가르침을 준다. 꿈의 세계가 만들어 내는 환영에 몰입하여 그것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이것은 꿈이다! 이 꿈을 계속해서 꾸어보자!"라고 부르짖는 꿈꾸는 사람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자. 우리는 이러한 사실로부터 꿈을 관조하는 것이 마음 속에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꿈을 관조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며 꿈을 꿀 수 있기 위해서는 대낮과 대낮의 끔찍하고 성가신 일들을 잊어버려야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모든 현상들을 해몽의 신인 아폴론의 인도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우리들의 삶 전체는 깨어 있는 상태가 절반을, 그리고 꿈꾸는 상태가 절반을 차지한다. 이 둘 중에서 우리는 깨어 있는 ..
비극의 탄생 - 3 3.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폴론적 문화의 저 정교한 건축물, 말하자면 돌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해체함으로써 그것이 세워져 있는 토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가장 먼저 우리 눈에 띄는 것은 이 건축물의 합각머리 위에 서 있는 올림포스 신들의 장려한 모습이다. 그들의 행동은 멀리까지 빛나는 부조에 묘사되어 이 건축물의 돌림띠(Friese)를 장식하고 있다. 비록 아폴론은 이 신들 중의 하나로 존재하면서 다른 신들과 나란히 서 있을 뿐 최고의 지위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사실로 인해 우리는 잘못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폴론 속에 구체화된 그 충동이야말로 저 올림포스 세계 전체를 낳았으며,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아폴론을 올림포스 세계의 아버지로 간주해도 된다. 그처럼 찬란한 올림..
비극의 탄생 - 2 2 우리는 지금까지 아폴론적인 것과 그것의 대립자인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인간 예술가의 매개를 거치지 않고 자연 자체로부터 용솟음치는 예술적인 힘들로서 고찰했다. 이러한 힘들 속에서 자연의 예술충동들은 맨 처음 그리고 직접적으로 충족된다. 즉 (자연의 예술충동들은) 한 번은 꿈의 형상세계에서 충족되며, 이러한 꿈의 세계가 갖는 완전성은 개개인의 지적 수준이나 예술적 교양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자연의 예술충동들은) 다른 한편으로는 도취에 가득 찬 현실에서 충족되는데, 이러한 현실도 또한 개개인을 중시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을 심지어 말살하면서 신비적인 일체감을 통해서 구원하려고까지 한다. 자연의 이러한 직접적인 예술상태들에 대해서 모든 예술가들은 '모방가'이다. 예술가들은 실로 아폴론적인 꿈의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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