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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환(1938)/서양의 논리 동양의 마음(1987)

0007 / 징검다리에 서서 머뭇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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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

조각가에게 끌과 망치와 대리석은 장애물이 아닌가.
미술가에게 붓과 물감과 화지는 장애물이 아닌가.
정신에 대하여 육체는 협조자인가, 장애물인가.
작가와 철학자에게 말은 협조자인가, 장애물인가.

말의 걸림을 넘을 수 있는가.
말의 자의(恣意)를 벗어날 수 있는가.
말의 껍질을 버릴 수 있는가.
모든 매체는 장애물이 아닌가.
매체를 버리고 벗어나고 넘는 순간에 남아 실현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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