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즉리(心卽理)라는 말은 주자의 성즉리(性卽理)에 대비시켜 양명학의 핵심을 표현한 말이다. 심즉리는 심(心)을 천리(天理)와 동일시하는 것으로 인간의 본심이 곧 진리라는 말이다. 성리학이 성(性)을 천리와 동일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자는 리를 객관적으로 보고 왕양명은 리를 주관적으로 생각하나, 왕양명은 심이 없으면 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심은 우주의 근원이므로 리는 심에 의해 파악된다. 양명학은 심·성·리가 일체라고 주장한다. 리란 심밖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심이 곧 리다. 따라서 심이 있음으로 물도 있게 된다. 이는 주자가 인성이나 물성이나 리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과 구별된다. 심밖에 일이 없고 심밖에 리가 따로 없다. 물론 심즉리에서 심은 곧 리라는 의미와 심을 벗어난 리가 없다는 의미나, 양명학에서는 후자의 용례가 더 많다. 따라서 왕양명이 반대한 것은 성즉리가 아니라. 심과 리를 나누어 심밖에도 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이다.
마음 밖에 사물이 없고, 마음 밖에 일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이가 남진 땅에서 바위 위에 핀 꽃을 보고, "저 꽃은 스스로 피고 스스로 떨어지니 우리 마음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하고 질문했을 때, 왕수인은 "당신이 이 꽃을 보지 못했을 때는 이 꽃은 당신의 마음과 함께 고요했다. 그러나 당신이 와서 이 꽃을 보았을 때 이 꽃은 빛깔이 분명하게 되었다. 이 꽃은 당신의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사람에게 의식되지 않을 때 그 꽃은 고요히 그대로 있었지만, 사람이 의식했을 때 비로소 아름답다·분홍이다·빨갛다 등의 평가와 판단으로 인하여 꽃은 꽃노릇을 하게 된다. 사물은 인간의 의식과 관계하므로 그 가치가 주어지고 세계질서에 참여하게 된다. 이것이 마음 밖에 사물은 없다는 뜻이다.
심즉리(心卽理) : 우주는 곧 나의 마음이며 나의 마음이 곧 우주라는 육구연의 학설을 계승한 왕양명은 만물이 모두 사람의 마음에 의지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천지, 귀신, 만물이 나의 영명과 떨어지면 천지, 귀신 , 만물은 흩어지게 된다." 고 하였다. 여기에서 영명은 마음이며, 천지 만물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천지 만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천지 만물이다.
양지(良知) : 왕양명은 사람이 선하든 약하든 간에 모두 근본적으로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 마음은 결코 사욕에 의해 전적으로 가리워 지지 않으며 언제나 사물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 속에 나타난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질 듯한 상황에 접했을 때 깜짝 놀라는 마음이 그 예이다. 깜짝 놀라는 것과 같이 사물에 대한 최초의 반응에서 사람들은 자연히 그리고 자발적으로 옳은 것을 안다. 이런 능력을 왕양명은 양지라고 표현했다.
치양지(致良知) : 주희는 격물(格物)을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여 그 지극한 곳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치지란 나의 앎이 미루어 그 아는 바에 미진한 바가 없고자 함이라고 보았다. 주희가 격을 '이르다 (至)'라고 본 반면에 왕양명은 격을 '바로잡는다(正)'는 뜻으로 보았다. 그래서 왕양명은 격물을 마음에 있는 사물을 바로 잡는 것이고, 뜻에 있는 사물을 바로잡는 것이며, 앎에 있는 사물을 바로잡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예를 들면 우리가 부모에게 효도를 하려 하면 먼저 효도의 이치를 궁구하고 난 뒤에 그 이치에 따라 효도하는 것이 주희의 격물이다. 이것은 안의 마음과 밖의 이치를 구별한 것으로 결국 안의 마음이 밖의 이치를 따라가는 것이고 먼저 이론적 앎이 전제되고 난 뒤에 실천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왕양명은 효도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그것이 바로 효도이지, 효도하기 위해 내 마음 밖에서 부자 관계나 효도의 이치를 찾을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즉 효도하려는 마음이 바르게 표현되면 부모 자식과의 관계가 올바르게 정립되며 그것이 바로 격물의 의미라는 것이다. 또 왕양명은 치지를 자기 마음의 양지를 다 발휘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치지라고 말하는 것은 후대의 유학자가 일컫는 그 지식을 넓히고 채운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양지를 다 발휘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본체인 양지를 발휘하는 것. 즉 치양지가 치지라는 것이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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