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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일반/서양철학사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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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6세기경 에게헤의 최남단 항구도시 밀레토스는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그리고 거기서 당시 자연현상을 초자연적인 신비로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물리적 법칙이 있다고, 자연 내부의 원리나 근원이 되는 요소를 파악하면 자연현상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거라고 말하던 철학자들이 생겨난다. 

 

그 첫 인물은 탈레스다. 그림자를 통해 피라미드의 높이를 알아낼 정도로 수학적 사고에 능했던 그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장한다. 서양에서는 이를 세상의 근본물질에 대한 첫 대답으로 여긴다. 이어 아낙시만드로스는 정할 수 없이 무한한 것이 만물의 근원이라 말하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라고 답한다. 이 밀레토스학파 철학자들은 세상을 어떤 물질로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피타고라스처럼 수를 통해 이상적인 비율과 조화를 찾으려 한 이도 있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의 변화 그 자체에 관심을 가졌다. 만물은 계속 변화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도 있으며 그것을 불이라고 주장했다. 불은 변화의 원리다. 물질은 불이 더해지는 정도에 따라 변한다. 만물이 변화하는 원리, 만물의 변화를 추동하는 원리 그것은 로고스다. 로고스는 세상이 움직이고 생성하는 개념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서로 반대되는 대립항을 통해 통일을 표현해 변증법의 시작점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가령 이런 말들을 했다. "건강을 좋은 것으로 만드는 것은 병이다. 배부름을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 배고픔이다. 휴식을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 피곤함이다."

 

이런 변화의 철학에 대항해 엘레아에서는 파르메니데스가 나타난다. 존재하는 것이 있다고 하자. 이 존재하는 것이 생성된 것이라면 이 존재는 무에서 나와야 한다. 그런데 이 무에서 무언가 나올 수 있다면 이 무는 무언가를 내포한 무이다. 결국 이 무는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무가 된다. 결국 무는 무가 아닌 것이므로 같은 원리로 소멸 또한 불가능하다. 이제 존재는 생성도 소멸할 수 없다. 무에서 존재가 만들어질 수 없고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소멸도 불가능하다. 그 결과 세계는 무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것이다. 생성도 소멸도 하지 않고 늘 존재하는 것뿐이며 이미 존재했던 세계만이 있다. 또한 존재와 존재 사이에 무가 있다고 해보자.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무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므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존재와 존재 사이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둘은 붙어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존재는 한의 덩어리가 된다. 이를 일자라 한다. 이제 세상은 하나의 큰 덩어리일 뿐이다. 감각의 세계는 생성, 소멸, 변화, 운동을 하지만 비감각적 세계는 일자로만 존재한다. 

 

엠페도클레스는 물, 불, 공기, 흙 4원소설을 주장했다. 이들의 결합과 분리가 변화와 운동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아낙사고라스는 정신적이고 이성적인 누스가 질서를 부과해 만물이 생성되고 변화한다고 설명한다. 데모크리토스는 기계적 유물론을 선보인다. 먼저 파르메니데스의 생성과 소멸을 하지 않는 것을 원자라 부르고 이 무수히 많은 원자들이 운동하면서 변화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파르메니데스의 무라는 것은 빈공간으로 상정했다. 이 빈공간에는 미세한 원자(존재)들의 덩어리가 다양하게 뭉쳐진 것들이 있는 것이다. 원자의 운동은 외부의 힘이 아닌 원자 자체에 운동 능력이 있어 원자 스스로 뭉치거나 흩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데모크리토스를 고대 유물론 철학자의 완성자라 평가한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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