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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년 전, 이십 년 전에 떠나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더욱 더 실감나게 들려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가 멀리 떠난 뒤에도 귓전에 남아 있는 소리는 어떻게 그의 있음을 절박하게 하는가.
모양이나 색깔보다 소리는 더욱 참으로 있는 것인가.
떠나버린 자의 목소리는 어떻게 그 주인의 없음을, 없음으로 그의 있음을 알려오는가.
여기에 살아서 말하는 자의 소리는 오히려 들리지 않고.
사라져가는 자는 어떻게 그의 있음을 더욱 드러내는가.
사라져가는 것은 어떤 질서에 따르는 것인가.
그도 여기 머물러 있는 자의 기억을 간직하고 떠나는가.
무엇이 사라져가는 것을 가져가는가.
여기 머물러 있는 자는 사라져가는 자를 향하여, 아니 그 사라져가는 자를 가져가는 자를 향하여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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