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는 티탄족이다. 하지만 '미리 알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이름처럼 제우스와 기득권을 가진 티탄족이 싸울 때 제우스의 편에 선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인간을 만들라고 명한다. 하지만 물과 흙으로 만든 인간은 결점이 많았다. 그러자 제우스는 다시 다른 인간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너무나도 아꼈기에 이에 반대하고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다. 인간은 불을 가지고 농사짓고 무기를 만들며 빠르게 번식했다.
제우스는 인간이 자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직접 고르겠다고 한다. 고기 중 좋은 부위를 취하고 인간에게는 먹기 힘든 부위를 줘 굶주리게 할 작정이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이를 미리 알아채고 제물로 올라온 황소 고기를 고기쪽과 내장, 뼈 쪽으로 나누고 뼈를 두꺼운 지방으로 감싸 맛있어 보이게 하고 고기는 내장으로 감싸 맛없어 보이게 만들어 인간을 도와주었다. 이에 격분한 제우스는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아 버렸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이번에도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 다시 인간에게 주었고 깊게 빡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잡아 코카소스 산 암벽에 쇠사슬로 묶어 버렸다. 그리고 매일 독수리가 간을 쪼아 먹게 하고 간이 회복되면 다시 또 독수리가 쪼아먹게 두었다. 이런 고통은 헤라클레스의 도움이 있을 때까지 계속 반복된다.
프로메테우스에게 벌을 내린 제우스는 이번에는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가장 아름다운 인간 여성을 만들라고 명한다. 인간의 불행은 때로 아름다운 여성에게서 올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미인을 위해 아테네는 베짜는 기술을, 아프로디테는 성적 매력을, 헤르메스는 간교함과 거짓말하는 법 등을 선물했다. 이 여자의 이름은 온갖 선물을 받았다는 뜻의 판도라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커다란 항아리 하나를 주면서 절대 열면 안 된다고 경고한 뒤 '나중에 생각하는'이란 뜻의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냈다. 프로메테우스는 에피메테우스에게 제우스가 주는 선물은 절대 받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아내로 맞는다.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날 판도라는 제우스의 항아리가 생각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열게 된다. 그러자 항아리에서는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가 등 온갖 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망이 남았다. 이 항아리를 판도라의 상자라 부른다.
제우스는 폭력과 전쟁을 밥먹듯이 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더 인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간을 멸망시키기 위해 대홍수를 준비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이를 예견하고 아들 데우칼리온을 불러 커다란 배를 만들어 타고 있으라고 알려주었다. 제우스는 큰 비를 내렸고 온 세상은 물바다가 되었으나 데우칼리온은 부인 피라와 9일간 세상을 떠돌아 다니다 파르나소스산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린 데우칼리온은 제일먼저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친다. 그러자 제우스는 어머니의 뼈(돌)를 대지에 던지라고 일러주었다.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에서는 남자가, 피라가 던진 돌에서는 여자가 생겨났고 새인류가 되었다. 데우칼리온과 피라 사이에 태어난 맏아들 헬렌은 그리스인의 시조가 된다.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의 2012년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제목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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