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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기359-286)

장자와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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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두 가지 유형의 지식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우리의 지각을 통해 습득되는 낮은 수준의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에 반영되는 높은 수준의 것이다. 인간은 전자에 쉽게 만족하고 후자를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가을에 폭우가 쏟아져 강이 범람했다. 강의 영혼은 지구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자기에게 모여드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강의 영혼은 강물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해 큰 바다에 이르렀다. 막막한 바다는 끝이 없었다. 강의 영혼은 대양의 영혼에게 "당신이 살고 있는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제가 제일 큰 줄 알고 바보처럼 살았겠네요"라고 말했다. 대양의 영혼은 "그 좁은 곳에서 뛰어나와 이토록 막막한 대양을 보고 자네 자신의 미미함을 알았을 테니 난 자네에게 더 커다란 대원칙을 말해 줄 수 있네"라고 말했다. 강의 영혼은 자기 지각이 주는 증거에만 의지하는 낮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진리의 객관적 기준을 갖지 못한다.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 분규를 일으키기 쉽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인간은 정과 부정의 개념을 편파적인 견해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좋지 않은 것도 없고 나쁘지 않은 것도 없다. 이 모든 견해는 상대적인 것이다. 

 

고대의 지식은 완전무결했다. 고대인들은 사물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것이 가장 완전 무결한 지식을 가져다 주었다. 시간이 지나 그들은 사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구별하지는 못했다. 또 시간이 지나 사물을 구분하였다. 하지만 사물에 대한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 사물에 대한 판단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전체가 파괴되었다. 전체는 파편화 되었고 개별적인 편견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낮은 수준의 지식은 구분을 짓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니 낮은 수준의 지식을 버리려면 구분을 잊어버려야 한다. 모든 구분이 없어지면 오직 하나만이 남는다. 위대한 전체이다. 이런 지식은 높은 수준의 지식이고 인간의 목적과 관련이 없다. 이것은 또한 저것이며 저것은 이것이기도 하다. 정은 하나의 끝없는 변화이며 부정도 끝없는 변화이다. 이 둘은 끝없이 회전하는 원과 같다. 그렇기에 무한의 하나로 혼합된다. 지식이란 어떤 획득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없다. 청력을 멈추고 마음을 정지하고 외부에 수동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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