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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기359-286)

장자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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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을 주장한다. 인간이 원래 행복하게 살았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된 것은 자연을 거부하고 인위적인 변화를 통해 살아간 이후부터다. 기본적으로 자기에 대한 손상의 원인은 다섯가지로 눈을 현혹시켜 분별력을 흐리는 오색, 귀를 혼돈시켜 청력을 방해하는 오음, 코 속에 침투해 후각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오향, 미각을 포화시켜 입맛을 교란하는 오미, 마음을 변덕스럽게 만드는 호와 불호 등이다. 장자는 절대적인 안정, 절대적 순수를 갖고 육신을 탕진하지 말고 활력을 키우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은 밤과 낮, 계절의 변화와 같은 변화와 진화의 큰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다른 것으로 변화할 태세를 갖추는 것이 이상적인 인간이다. 

 

주나라로 가는 도중 장자는 길 옆에 해골을 보았다. 밤이 되자 그것을 베개삼아 잠을 잤다. 그러자 해골의 주인이 꿈에 나타나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장자가 그에게 다시 생명을 얻고 싶지 않냐고 묻자 해골은 눈살을 찌푸리며 "내가 왕의 행복을 누릴 것도 아니고 겨우 속세의 노력과 골치덩어리로 되돌아 갈 거라 보시요?." 장자는 말한다. 인간이 산 속에다 금덩어리를 묻어버리고 보석을 바다에 던질 수 있다면, 인간이 재물이나 명성을 위해 투쟁하지 않는다면, 오래 사는 것에 기뻐하지 않고 일찍 죽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면, 성공에 기뻐하지 않고 실패에 신음하지 않는다면, 한 나라의 왕좌를 개인의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면, 개인의 영광은 만물과 하나일 때이고 삶과 죽음은 같은 것이라는 걸 안다면 인간의 삶은 이상적인 삶이 될 것이라고. 

 

지상의 희열은 의지나 의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순수하게 추종하고 자신을 자연적인 상태에 적응시키면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소요라 한다. 정치, 문명이란 인간을 자연적인 본능에 따라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인간을 구속하는 인위적인 구조에 불과하다. 진정한 사회란 자연적인 평등, 청렴, 정직 위에 건설한 사회다. 인간이 어린아이의 마음을 상실할 때 불행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가 인간을 도덕적인 제약, 사회적인 의무로 속박할 때 타락한다. 이것은 현자의 출현 탓이다. 현자는 자신의 육신을 수양하기 위해 평민을 지식과 음악으로 괴롭힌다. 자신의 욕구만족을 위해 평민에게 온정과 정의의 추종을 강요한다. 평민은 이 때문에 지식을 구하고 취미를 발전시키려는 욕심으로 서로 투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갈매기에 술과 고기와 음악을 대접해 죽게 만든 루공의 소행과 같다. 루공은 갈매기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자신이 즐기던 대로 대접했기 때문에 비극이 일어났다. 루공이 갈매기를 갈매기로 보았다면 갈매기는 울창한 숲에 살며 넓은 땅을 소요하고 강과 호수에서 노닐며 물고기를 잡아먹고 평화로이 살았을 것이다. 정치도 이와 같다. 평민들이 현자의 사상에 순종해야 한다면 결국 고통을 겪을 것이다. 어떤 강제력없이 통치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정치는 무정부다. 인간은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해 방임해야 한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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