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시메네스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제자였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그도 사물의 제 1원리를 무한한 것이라 주장하였다. 하지만 아페이론을 제창한 스승과 달리 제자는 근본물질을 공기라고 주장했다. 모든 물질적 실체들은 공기의 두터워지고 희박해지는 과정을 통해 추출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즉 얇아지면 공기는 불이되고 두터워지면 바람이 되며 더욱 두터워지면 물이 되고 흙이 되고 돌이 된다. 그 운동은 영원한 것이다. 아낙시메네스는 "우리의 영혼이 공기의 상태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조절해 주듯이 바람과 공기도 그렇게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탈레스의 물도 공기에서 나오며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던 스승을 넘어 아르케를 공기라 규정했으니 아낙시메네스가 더 발전된 사상을 펼쳤다고 보기도 한다.
물론 시대적 한계는 분명하지만 아낙시메네스는 지구의 모든 자연적 변화와 현상을 신화와 상상이 아니라 상식과 논리에 의해 설명하려고 했다. 그는 지구가 평평하며 공기가 위에 떠 있다고 보았다. 수정같은 별들은 투명한 못처럼 박혀 있다고 보았으며 신적인 존재들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진은 지구가 건조하고 축축한 환경 사이를 순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 설명한다. 지구가 건조해져 산봉우리들이 말라서 부서지고 넘어지며 결국 흔들리고 조각조각 갈라진다고 보았다. 비는 공기가 두터워져 구름을 만들 때 구름이 압박을 받으면서 짜내는 습기다. 우박은 바람이 수분과 뒤섞였을 때 떨어지는 물과 눈송이들이 합쳐진 결과다. 태양은 나뭇잎처럼 평평하다. 천상의 신적인 존재들은 마치 불타는 듯하며 그 안에는 지상의 존재들과 같은 육신을 같고 있다. 이렇듯 아낙시메네스는 모든 현상에 대하여 자연적 설명을 제시하려고 시도하였을뿐만 아니라 인간정신과 세계 그 자체를 한데 묶어주는 것으로서의 공기를 상정하고 인간존재와 모든 사물을 포괄하여 체계적인 통일을 이루려 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로 이어지는 밀레토스 학파는 인과성과 규칙성 등의 이성적 반성을 통하여 자연세계에 대한 전통적인 믿음을 변화시킨 과학자들이다. 과거의 믿음에서 그치지 않고 관찰을 통해 이론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현상뿐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 존재하고 있는 가에 대한 근원에 대한 해법도 제시하려 했다는 점에서 철학자들이기도 하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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