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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J. M. Keynes, 1883-1946)

케인즈와 수정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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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세계1차대전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을 때 US는 군수품 수출을 판매하며 전쟁으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주가는 영원히 하락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929년 10월 24일 역사상 유례없는 주가의 대폭락이 시작되었다. 이 불황은 장기간 이어지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은 통하지 않았다. 약 8만 5천개의 기업이 사라지고 경제인구 4명 중 1명은 실업상태가 되었다. 고전경제학자들이 믿고 있던 자유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자동 조절 장치는 그 기능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었다. 

 

이 때 US에는 두명의 영웅이 등장한다. 한 명은 US 대통령 사상 전후무후한 4선에 당선된 루즈벨트 대통령이고 또 한 명은 UK 경제학자 케인즈다. 이 둘은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 노선을 지향했다. 이름하여 뉴딜정책이다. 

 

먼저 은행과 통화량을 국가가 통제하고 감독했고 파산 직전의 회사와 개인에게 신용 대출을 하고 보조금을 지원했다. 테네시 계곡에 댐을 건설하는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며 실업자들을 줄여나갔다.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사회복지정책으로 실업보험과 최저임금제를 실시했다. 이는 케인즈의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에 좋은 예가 되었다. 

 

고전경제학의 이론에 따르면 대공황과 대량 실업은 가능하지 않다. 경기가 침체되면 물가도 내려가고 임금도 내려가서, 다시 값이 내려간 물건들을 구매하려는 총수요가 늘어난다고 믿었다. 그렇게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저절로 다시 균형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실업은 장기화되고 경제는 더욱 더 엉망이 되었다. 

 

케인즈는 고전학파의 이론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실 불가능하다. 모든 게 기계로 조절되기 때문에 실업이 없는 상황과 같은 경우이기 때문이다. 

 

케인즈는 세이의 법칙을 공격한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그것은 물건이 없던 시절에 통용되는 이론이다. 시장에 물건이 넘쳐나고 서로 경쟁하는 시대에는 물건만 만든다고 판매가 되지 않는다. 많은 조건이 앞에 붙어야 한다. 케인즈는 기업은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한다고 주장한다.생산량이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고용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케인즈는 수요가 앞선다고 전제하고 개인소비의 한계, 유동성 선호 등을 곁들여 불황이 계속되는 원인을 설명한다. 

 

고전경제학자들은 저축은 투자로 충분히 자동 상쇄된다고 말했다. 저축이 늘어나면 금리가 떨어지고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둘은 상쇄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축 주체와 투자 주체는 다르다. 보통 개인은 저축을, 투자는 기업이 한다. 그렇기에 둘이 상쇄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저축과 투자를 조정하는 건 금리가 아니라 화폐의 수요와 공급이다. 화폐를 보유하고 싶은 성향이 강해지면 저축이 늘더라도 금리가 오를 수 있고 금리가 하락한다 해도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꺼린다. 인간은 유동성 강한 화폐를 좋아한다. 저축과 유동성 선호가 맞물린 상황은 이론적 총수요와 실제 총수요 사이의 간격을 좀처럼 좁히기 힘들게 한다. 

 

공황이 터지자 고전경제학자들은 가격의 하락이 다시 수요를 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임금을 내림으로써 다시 고용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격의 하락은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케 해 소비를 계속 뒤로 미루게 했다. 기업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의 저조를 우려해 고용과 생산을 줄였다. 고용이 줄자 소비자가 줄었고 이것은 반복 되었다. 불황은 더욱 더 강력한 유동성 선호 현상을 보였고 침체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케인즈는 여기서 정부의 역할을 주장한다. 개인은 소비를 줄이는 최상의 선택을 하지만 전체 상황에서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구성의 모순이라 한다. 정부가 개입해 사람들의 저축과 유동성 선호로 인한 총수요 부족분을 채워야 하는 것이다. 케인즈는 재정정책을 가장 중요시한다. 뉴딜정책처럼 정부가 나서서 사업을 일으키고 투자를 하면서 부족분의 수요를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금리정책보다는 통화량을 조절해야 한다. 금리가 내린다고 비례해 투자가 느는 것도 아니고 임금을 내리면 원성만 살뿐이다. 대신 통화량을 늘려 임금을 유지하거나 올려야 한다. 그러면 그 늘어난 수입은 수요를 확대할 것이고 늘어난 통화량은 물가 대비 실제 임금을 유지케 하거나 하락시킨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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