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는 청교도와 다윈의 진화론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분석철학은 진위를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은 배제하려는 방향으로 갔다면 US에서는 이런 철학과 종교를 끌어안으려 프래그머티즘이 시작되었다. 이는 청교도의 개척정신과 서부개척정신, 자본주의의 정신에도 잘 맞아떨어졌다. 19세기 후반 퍼스(C. S. Peirce)와 제임스(W. James)는 형이상학 클럽을 만들었다. 이들은 과학과 청교도 정신의 조화를 위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퍼스는 인간의 사고가 기호에 의존한다는 걸 알아냈다. 기존의 철학자들은 대상을 인식할 때, 그것이 우리의 머릿속에 바로 개념화된다고 주장했다. 퍼스는 대상을 대신하여 들어온 기호가 우리 안에서 어떻게 의미로, 개념으로 자리 잡는가를 추적했다. 그리고 기호 또는 단어가 의미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행동의 결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령 '단단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확고한 의미로 자리 잡기 위해선 두 물체를 긁어보고 그 결과를 살펴봄으로써, 긁히지 않는 쪽을 '단단하다'라고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상이나 성질이 그런 결과가 예상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단어가 어떤 실체적인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대상이나 성질을 나타낸다면 그 단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퍼스는 이런 결론을 짓고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이성의 명석판명함에 기초한 사유는 직관에 의해 대상을 파악하고 개인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공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사유는 항상 상황 속에서 행동이 이루어짐으로 명료하게 드러나고, 경험과 실험을 거침으로 사회적으로 확정되고 공유될 수 있기에 이런 행위로 개념이 확정된다.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에서 경험 이전에 선험적인 것으로 정언명법을, 경험이나 행동에 근거 행하는 가언명법을 주장했다. 퍼스는 가언명법의 용어인 'pragma'를 취해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이란 말을 만들었다. 그리고 "어떤 대상의 관념을 명확히 하려면 그 대상이 어떤 효과를, 행동과 관계가 있을지 모르는 그런 효과를 미친다고 생각되는 것을 고찰하라. 그러면 그 효과에 대한 관념이 그 대상에 대한 관념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라는 말로 정리했다.
진화론적 관념에 대해서는 인간이란 동물과 다름없이 자연에 적응하는 유기체이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의심과 확신의 체계라는 생존방식을 가지고 움직이는 동물이라고 주장했다. 끝없이 주변 사물과 환경을 경계하고 의심하며, 어떤 확신을 가짐으로써 행동한다는 것이다. 의심에서 출발하여 확신으로 넘어가는 사고의 과정, 의심이 변해 행동의 근거가 되는 신념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탐구라고 말한다. 그 탐구과정에는 고집이나 권위, 이성적 분석, 과학적 방법등 이 있다. 고집은 주관적 원망이 개입되고 권위는 사회적 집단의 관습에 의존하며, 이성적 분석은 개인의 머릿속 뚜렷한 근거 없는 생각들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인간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안주해버린다. 이런 주관적인 인간적 한계를 극복할 방법은 있을까?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건 과학적인 방법으로 알아낸 객관적 사실뿐이다. 이것은 이견을 일치시킬 수 있다. 이것은 의심 단계에서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어떤 판단이 진리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그것이 실험적인 조작이나 현실적인 환경에서 어떠한 결과를 나타내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과학적 방법은 실험과 관찰을 통한 검증뿐 아니라 좀 더 포과적인 개념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무엇인가의 구별 행위를 가하거나, 현실의 결과 속에서 그 진위를 파악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검증하기 위한 행위와 그 결과에 주시하는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진 개념으로 일반적인 과학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언젠간 진리도 파악할 수 있다. 당시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당장 확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퍼스는 그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많은 오류과정을 거칠 것이고 오늘의 지식은 내일 또 달라질 것이라 주장하며 진리의 명확한 인식을 무한히 뒤로 미루는 느낌을 갖게했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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