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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uch Spinoz(1632-1677)/스피노자

신은 자연이다 - 스피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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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의 합리주의를 이어받아 스피노자(Baruch Spinoza)는 직관적 이성에서 얻은 지식들을 더 철저하고 엄정하게 전개시킨다. <에티카>에서는 정의 26, 공리 15, 요청 2, 정리 259개로 윤리학마저 기하학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이원론은 못마땅했다. 실체란 그 자체 이외에 다른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존재하기에 정신과 물질이 상호작용하면서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에 대해 개념 지을 수있는 실체는 신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정신과 물질 둘 다 실체가 아니라 속성에 불과하다. 신은 무한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지성이 파악할 수 있는 속성은 정신(사유)과 물질(연장) 이 두가지 뿐이며 그걸 통해 자연 속에 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의 속성 안에서 이성이나 물질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스피노자는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피조물이 생기고 신은 피조물의 개념을 전제로 창조주가 되기 때문에 이는 자신 이외에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존재에 위배된다. 그러므로 신이 유일한 실체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과 물질로도 인식 가능한 자연이 된다. 신은 곧 자연이다. 신은 양태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양태란 실체가 형태를 바꾸어 드러낸 것이다. 눈으로 드러나 보이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세계, 다양하게 인식되는 양태적인 자연의 세계는 소산적자연, 이런 양태적인 자연의 세계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능산적 자연이다. 이 둘은 실체의 다른 면이다. 이제 신은 중세의 인격신이 아니라 다채로운 양태로 가득한 자연으로서만 신이 존재하는 것이다. 

 

데카르트가 신의 권위를 통해 인간의 지성을 살려내려 했다면 스피노자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 신의 일부가 되면서 지성이 신의 속성임을 추론해낸다. 그렇게 해서 지성은 스스로 권위와 정체성을 가진다. 

 

인격신을 인정하지 않는 스피노자는 유대교에서 파문당하고 부모님의 유산도 모두 포기한다. 그리고 이후 철학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하이델베르크에서 교수로 초빙을 받지만 거절한다. 다만 자유롭게 글을 쓰며 렌즈깎는  장인으로 그리 길지 않은 생을 마감한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자연현상은 필연적 법칙을 따르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기에 인간 또한 필연적 법칙 위에서 행동하고 결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인간에게 완전히 자유로운 의지란 없는 것이다. 또한 선과 악도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필연적 법칙 안에서 읽을 수 있을 뿐이다. 자연은 스스로를 보존하려는 성향이 있으므로 인간 또한 자신을 보존하는 데 유용한 것을 선이라 여길 뿐이다. 다만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으므로 일시적인 것이나 개인에게 유용한 것만을 생각하지 않고 지금의 행동이나 감정이 후에 가져올 결과까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과 행동들은 이런 이성의 힘을 통해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순간적인 것과 감정 등에 동요되지 않는 것이다. 자연의 법칙을 안다면 자연의 변화에 불안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인간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상태는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을 불태우는 것이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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