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자(楊子, 기440-기360)

양주의 운명론

반응형

 

양자는 차오제후국 왕가의 후손으로 산서성 출생이다. 아마도 평생 철학만을 탐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재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자(양주)는 자애설, 관능적인 쾌락설로 알려져 있다. 노자가 사망하자 도교는 두 학파로 나뉜다. 하나는 장자를 대표로 하는, 우주 만물의 자생의 전체라고 보고 만물을 제각기의 자연적인 행로로 따라가도록 방임하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양자의 학설이다. 양자는 의지의 계획에 의해서가 아니라 필요나 우연으로 세계를 창조한 맹목적인 자연의 힘으로 도를 본다. 

 

양자는 우주에서 생겨나는 만물은 운명에 의해 미리 결정된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 부와 권력 등 모든 것은 운명에 의해 결정되며 자유 의사, 계략 또는 목적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런 숙명주의에 의지해 세상에서 자기 취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을 삼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우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노력이 운명에게 말한다. "당신의 업적은 나의 것에 비할 바가 아니야." 그러자 운명이 "그러면 당신의 업적을 말해주시요."라고 물었다. 노력은 "인간이 누리는 모든 생활, 성공 그리고 부귀 등이 나의 지배 하에 있지 않소."라고 대답했다. 이에 운명은 "펭추의 지혜는 요순의 지혜를 능가하지 못했으나 800세까지 살았고 안회의 능력은 평민의 능력보다 월등했는데 32세 일기로 요절하였소. 공자의 덕은 일개 국왕의 덕에 뒤지지 않지만 제와 채 두 나라에서 헐벗고 굶주렸소. 초우는 재상들보다 훌륭하지 못하지만 나라를 통치했다. 이 모든 게 노력의 결과라면 어째서 펭추는 오래 살고 안회는 일찍 죽었을까. 현자에게는 당혹감을, 불효자에겐 성공을, 지성인에게는 모욕을, 어리석은 자에게는 명예를, 선인에게 빈곤을, 악인에게 부귀를 주는 건 또 어찌 설명할 것이요?" 노력은 이에 "그럼 모든 일이 그렇게 된 것은 당신의 조종 때문이란 말이요?"라고 물었다. 운명은 "운명이란 조종과는 완전 다릅니다. 앞길이 곧으면 나는 밀고 나가며 굽었으면 그것도 그대로 놓아둡니다. 늙거나 일찍 죽는 것, 성공과 실패, 고관직, 미천한 삶, 부와 빈, 이 모든 것은 자연적으로 오는 것이다. 궁극적인 원인에 대해선 내 알 바 아니고. 달리 어찌 할 수도 없다."

 

양자는 말한다. "어떤 사람이라도 근심이 없는 때는 한 시간도 없다. 그러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생의 행복은 무엇인가? 풍족한 음식, 좋은 옷, 음악 그리고 아름다움 등등이다." 그러니 각자가 운명에 따라 살아가면서 인생의 향략에 최대한 열의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여기서 양자의 감각적 쾌락주의가 나온다. 아무리 좋은 명성이라도 일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행복으로 가는 인생의 지름길은 음식과 옷이 주는 쾌감과 음악의 아름다움이 주는 향락이다. "우리는 서둘러 향락에 빠져들고 죽음에 괘념치 말아야 한다. 제멋대로 향락이 가도록 두고 절제하거나 방해받도록 두지 말아야 한다." 욕망이 많이 충족되면 될수록 인생은 더욱 살만하다. 욕망의 억압은 가장 고통스러운 고난의 이유다. 이 억압의 이유를 없애고 평온한 향락으로 하루, 한 달, 또 한 해 동안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인생의 향락이 목적하는 것이다.

 

 

눈에비친햇빛

 

 

 

 

 

반응형

'양자(楊子, 기440-기36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자의 철학  (0) 202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