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과 분석철학
◆ 분석철학이란 무엇인가 ▲ 분석철학의 등장배경 -현상학과 해석학은 모두 전통철학과 대립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비교적 전통철학 성격을 유지한 갈래들, 즉 합리주의가 이어진 유형에는 과학철학, 분석철학이 있다. -분석철학은 논리학의 형식적 분석을 통해서 철학의 문제들에 접근한 사조이다. -19세기에 부울(George Boole), 밀(John Stuart Mill), 프레게(Gottlob Frege) 등이 현대 논리학의 형성에 크게 공헌했으며, 이 중 프레게는 분석철학의 성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프레게(Gottlob Frege)와 분석철학 -프레게(Gottlob Frege)는 본래 수학자였으나 영토를 넓혀 논리학과 철학을 연구한 인물이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논리학에 수학적 기법을 도입하였으며 수학의 함수개념을 도입하여 명제 논리로 발전시켰다. 독일의 논리학자, 수학자 프레게 [Frege, Friedrich Ludwig Gottlob, 1848. ~ 1925] ▲ 함수 관계로서의 논리구조와 분석철학의 길 -속도, 시간, 거리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형식화하고 함수적 관계로 나타내는 것은, 과학적 사고방식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으며 이것은 사물을 통해 포착한 변수를 내용으로 채우기 위해, 측정을 하고 측정치들의 관계를 살핀 뒤 정리하는 것이다. (‘한국의 수도’, ‘일본의 수도’, ‘미국의 수도’ 등등은 ‘x의 수도’로 형식화된다. “로미오는 줄리엣을 사랑했다”, “이몽룡은 성춘향을 사랑했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사랑했다” 등등은 “x가 y를 사랑했다”로 형식화된다.) -함수 중에 시간을 대입하면 계산이 나오게 되므로 함수 관계를 통해서 사물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었다. -프레게는 세계의 무수한 경우들이 공통으로 전제하고 있는 논리적 구조(logical structure)를 뽑아내고자 했다. -니체, 베르그송 같은 현대 대다수 철학자들이 안티 플라토니즘을 추구하였으나 분석철학의 경우는 반대로 합리주의의 길을 잇고자 했다. |
◆ 분석철학은 어떻게 세계를 탐구했는가
▲ 과학적 법칙과 논리적 형식에 대해서
-프레게는 논리적 구조에 함수값들이 들어감으로써 구체적인 세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인간의 이성이, 사물들을 좀 더 합리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수학적 구조를 이용하였다고 생각했다.
-과학적 법칙이라는 것은 인간이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며 눈으로 보고 만지는 것보다 과학적 법칙과 논리적 형식이 더 실제적이라고 보았다.
프레게의 수학적 형식화 발전
-프레게의 형식화는 그 후 복잡한 발전 과정을 겪어 현대 논리학의 주춧돌이 되었다.
-그에 의해 ‘술어 계산(propositional calculus)’, ‘논리적 연결사들(logical connectives)’, ‘양화사들(quantifiers)’ 등과 같은 개념들이 개발되었다.
-“영수 아니면 철수이다. 그런데 철수는 아니다. 그러므로 영수이다” 같은 전형적인 논리적 형식은 ‘p∨q, -q, p’ 같은 식으로 정형화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통 논리학의 형식들이 재정리되었고, 또 집합론의 도입으로 더 정교화 되었다.
▲ 프레게의 영향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수학의 원리(Principia Mathematica)』에서 이러한 형식화를 일차적으로 집대성했으며 프레게부터 시작한 논리학 형식을 정리하였다.
-20세기 초에 수학의 본성에 대해서 많은 논쟁이 활발히 일어나며 수학은 그것보다 훨씬 간단한 존재인 논리학으로 정리되어 나타난다.
-프레게의 사유는 러셀에 이르러 본격적인 철학적 함의를 갖게 되며 러셀은 프레게의 방식을 뽑아내어 철학체계를 구성하였다.
-프레게는 논리적 형식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내포적 의미와 외연적 의미를 구분하도록 하였다.
▲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삶
-비트겐슈타인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유태계 명문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베를린에서 공학을 공부했고, 프로펠러 설계에 몰두하다가 그 과정에서 점차 관심이 순수 수학에로, 그리고 철학에로 기울어져 이후 철학자의 삶을 살아간 인물이다.
-그는 프레게의 권유로 러셀 밑에서 공부했고, 1차세계대전 참가 중 수첩에 생각들을 기록했으며, 그것을 토대로 1918년에 『논리-철학 논고』(Tractatus logico-philosophicus)를 출간했다.
-책을 출간한 후 그는 철학을 버렸으며 상속받은 막대한 재산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오스트리아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직에 봉사했다. 이후 1929년 케임브리지로 돌아와 자신의 전기 철학을 극복하는 사유를 시작했다.
-비트겐슈타인은 『논고』의 핵심 사상을 “말로 할 수 있는 것은 명확하게 말해야 하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요약했으며 스스로도 매우 엄격한 삶을 살았다. ▲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은 흔히 ‘그림 이론’이라고 불린다. 언어를 실재의 그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그의 전기 철학은 표상/재현이라는 전통 사유의 테두리 내에서 전개된다.
-언어는 세계를 그리는 명제들로 이루어진다. 명제들은 사고의 지각 가능한 표현이며, 사고는 사실의 논리적 그림이다. 우리의 사고는 실제의 그림이고 언어는 이 사고를 눈에 보이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계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도 ‘지시’(reference) 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단어는 복합적인 실재를 가리킨다. 그래서 분석이 요청되며, 명제들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끝없이 쪼개야 한다. 이것을 ‘논리적 원자론(logical atomism)’이라 불렀다.
-비트겐슈타인은 세계에 대한 그림을 제공하지 못하는 명제들은 ‘사이비 명제들’이라고 보았으며, 이런 생각을 토대로 전통 형이상학을 맹공했다.
▲ 비트겐슈타인이 탐구한 일상 언어와 논리
-그는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의 논리적 구조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을 지키라고 하였다.
-일상 언어를 과학적인 방식으로 그 안에 논리가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으며 일상 언어들은 표면적으로 애매모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논리가 없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한 논리를 갖추고 있다고 보았다.
-선문답의 경우, 이것은 논리가 겹겹으로 쌓인 말들이다. 이것이 맞고 틀린 언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맥락이 뭔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잘 살펴야한다는 게 그가 말하는 언어사용논리이다.
-후기 철학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전기 철학을 비판하고 새로운 언어철학을 제시하는데, 후기 언어철학은 흔히 ‘사용론(theory of use)’이라 불린다. 그에게 의미는 그림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용을 통해서 이해된다.
▲ 심리철학과 화용론
-전기에는 철학의 고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심리적 차원들(지향성, 기대, 느낌…)도 논의하였고 이런 논의는 후에 심리철학(mind-body problem, philosophy of mind)으로 불리며 크게 발전하였다.
-문법상으로는 명사 하나만으로는 문장이 안 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명사만 내뱉어도 소통이 되는 경우는 많다. 그는 이렇게 말의 언어가 그 상황 속에서 결정되는 것에 주목하였다.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언어 사용을 ‘언어 놀이/게임(Sprachspiel/language game)’이라 불렀으며 지시 대상과의 관계보다는 사용의 맥락에 중점을 두고서 분석하였다. 이런 식의 언어 이해를 언어학에서는 화용론(pragmatics)이라 부른다.
▲ 비트겐슈타인의 비본질주의 철학
-그는 일상 언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비본질주의를 발견하였다.
-우리는 말의 의미라는 게 핵심본질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분석을 해보면 의미본질이라는 것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가족 유사성이 있을 뿐이라고 보았다.
-비트겐슈타인은 니체와 베르그송이 수행했던 본질주의 비판을 언어철학적 차원에서 다시 확인해 주었으며 이런 생각은 현대 예술철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tesla / jeremy13.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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