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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인(Willard Quine, 1908-2000)

콰인의 논리실증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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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인(Willard Van Orman Quine)은 분석명제와 종합명제에 대한 비판을 통해 논리실증주의를 공격했다. 논리실증주의자들은 분석명제는 관찰 실험의 도움 없이 논리적 관계로만 참이 되고 이런 분석명제의 도움을 받아 일반적인 언어를 수정하여 관찰 가능한 종합명제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콰인은 이 둘이 정말 구별 가능한지를 묻고 분석명제란 논리적 진리이거나 동어반복의 논리, 즉 동의어 개념을 대입함으로써 논리적 진리가 되는 명제라고 재정의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사람이다'는 동일률에 따라서 분석명제다. 또 '모든 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남자다'는 동어반복, 즉 '총각 = 결혼하지 않은 성인남자'이므로 동의어 개념이 적용되어 논리적 참이 되는 명제다. 그러므로 분석명제는 논리적 진리와 동의어 개념에 의해 판단의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동의어 개념은 분석명제고 논리적 근거이니 종합명제와는 다른 것일까.

 

심장을 가진 모든 동물은 콩팥을 가지고 있으며, 콩팥을 가진 동물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a. 백조는 심장을 가진 동물이다.

b. 백조는 콩팥을 가진 동물이다.

 

이 경우 a가 참이면 b도 참이고 a가 거짓이면 b도 거짓이다. 둘의 진릿값은 동일하므로 동의어 개념처럼 바꾸어 쓸 수 있다. 즉, '심장을 가진 동물'이라는 표현과 '콩팥을 가진 동물'이라는 표현은 진릿값의 변화 없이 서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또한 다음의 c를 d를 바꾸어볼 수 있다.

 

c. 심장을 가진 동물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 

d. 심장을 가진 동물은 콩팥을 가지고 있다. 

 

동의어를 동의어와 연결한 명제다. 동의어와 동의어를 비교하는 명제는 분석명제다. 그렇다면 d는 분석명제라 할 수 있을까. 콰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명제는 진위 여부를 떠나 종합명제가 되는 것이다. 이 명제의 옳고 그름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세상으로 나가, 모든 동물들의 내장을 검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분석명제와 종합명제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다. 

 

논리실증주의자들은 분석명제를 그 의미만으로도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명제라 여기고 분석명제로 일반 언어들을 가다듬어 검증 가능한 종합명제로 환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콰인에 의해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엄격히 구분할 수는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콰인은 하나의 감각 재료가 하나의 언어에 대응하고, 하나의 감각 사실이 하나의 원자명제에 대응한다는 단순한 생각이 환원주의를 만든 것이라 말하며 하나의 명제는 여러 개의 복수 명제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A 태양의 중심부에는 핵융합이 진행되고 있다. 

 

A에는 다음과 같은 명제들이 함축되어 있다

 

a. 태양은 태양계의 중심인 항성이다.

b. 태양은 3층 구조로 되어 있다.

c. 핵융합은 원자핵끼리의 충돌이다. 

 

콰인은 이런 이유로 하나의 사실과 하나의 명제가 대응하는 논리를 거부하고 경험 전체와 명제 전체를 검증하는 홀리즘으로 간다. 기존의 개별 대응은 그 명제가 틀리더라도 다른 명제가 그 진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어떤 명제가 실제로 틀렸는지도 판별하기 어렵다. 심지어 검은 백조가 나타나면 그것은 백조가 아니라고 다시 분류 체계를 만들어 명제 자체의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 개별 명제적 접근이다. 

 

이렇듯 분석명제와 종합명제의 구분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철학적 특징을 가진 명제와 과학적 특징을 가진 명제가 뒤섞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철학과 과학의 경계가 사라지고 형이상학적 담론들이 다시 부활한다. 그럼에도 콰인은 철학적 담론은 과학으로 전개 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철학은 과학철학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근데 과학도 완전히 독립되어 증명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기에 과학도 하나의 신념체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과학철학을 내세우는 것은 과학이 다른 신화들보다 경험의 흐름속에서 다루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더 효율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유용성과 활용성을 택하는 것과 같다. 콰인은 이렇듯 과학철학의 전개와 프래그머티즘의 부활 근거를 마련했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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