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0506 ~ 19390923)는 무의식을 세상에 나오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정신을 들여다보는 것을 정신분석학이라고 한다. 프로이트는 아동의 외상경험, 무의식적 갈등, 억압적 욕망, 방어기제와 같은 용어를 만들고, 자동연상법(free association)이나 꿈을 해석함으로 무의식이 실재하고 그것에 접근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하면서 인간은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는 걸 밝혔다. 거기에 성적충동에 관한 논문들은 인간 욕망의 근원에 대한 통찰력을 주었고 문화예술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는 이전까지 이성을 중심에 놓고 논의하던 사유의 분위기를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정신분석 기법은 반증이 어려워 과학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지나친 성에 대한 강조는 주위의 여러사람들마저 등을 돌리곤 했다. 비싼 상담료도 문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그의 연구 성과들은 심리학에 골고루 퍼져 있다.
신경생리학의사 브로이어(Josef Breuer)는 안나 오(Anna O, Bertha Pappenheim)라는 여성을 치료하면서 프로이트와 이 케이스에 관해 의논했다. 안나는 아버지를 간병하던 중 히스테리 증상을 보였다. 물이 무서워 6주간 물을 마시지 못했고 모국어인 독일어를 잊고 프랑스어와같은 다른 나라 말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마른 기침을 계속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각증세를 보였고 팔다리가 마비되기도 했다. 치료 도중 안나는 그런 증상을 유발한 무의식 속의 불편한 감정들을 내뱉었고 그러고나면 그 증세가 사라졌다. 이후 안나의 사례가 실린 <히스테리 연구(Studien Uber Hysterie)>는 무의식 연구의 시발점이 되었다.
브로이어는 무의식에 접근하기 위해 최면술을 사용했다. 프로이트는 최면술이 익숙치 않아 환자가 떠오르는 대로 말하게 두는 자유연상법을 고안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저항 등을 통해 무의식을 파악하려 한 것이다. 환자가 말하다 멈칫 하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부분에서 심리적 저항을 읽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환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분석한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을 내놓았다. 여기서 그는 꿈의 해석이야말로 무의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꿈의 해석은 현재의 일로 과거의 상처와 응어리를 해석한다. 꿈과 관련해 생각나는 파편들에 의존해 어떤 부분이 기억나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누가 떠오르는지 등을 말하게 한다. 그리고 환자의 다른 꿈과의 연결고리 등을 찾는다.
프로이트는 유아에게 성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 성욕은 엄마 젖을 빠는 구강기, 변을 가리는 항문기, 그리고 3~5세에 남근기에 이르고 갖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성기를 자극한다고 말했다. 이 시기에 남자 아이는 자유롭게 엄마를 독차지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지만 아버지에게 고추를 거세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아버지를 제거하고 싶은 욕망, 아버지와 같이 되고 싶다는 선망 등을 갖는다. 프로이트는 이를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 불렀다. 여자아이는 자신에게 고추가 없는 것은 어머니 때문이라 생각해 어머니를 원망한다. 프로이트의 제자 융(Carl Gustav Jung)은 이를 일렉트라 컴플렉스라 불렀다. 프로이트는 아이들이 크면서 이 때 있었던 성적욕망을 숨기고 싶어해 억압하기 때문에 이 때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면 신경증환자가 된다고 보았다. 인류학자 말리노프스키(Bronslaw Kasper Malinowski)는 그리스도교 도덕과 부르주아 경제조건 하의 아리안족 가부장 가족에서만 나올 수 있는 케이스로 보편적인 것도, 생리적인 것도 아니라 주장했고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부친의 권위가 강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이런 컴플렉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드라마가 과거의 기억나지 않는 어떤 부분을 가지고 현재 주인공의 트라우마나 관계를 설정하는 건 모두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남긴 유산이 아닐까 싶다.
프로이트는 근친상간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생기는 도덕관념이 초자아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도덕적 금지사항등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행동을 나무라기도 하는 죄의식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정신에는 세 가지가 있다. 본능에 해당하는 이드는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무의식으로 이기적이고 쾌락적인 욕구다. 자아는 비교적 논리적이며 이드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초자아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도덕관념으로사회적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금기를 깨지 않도록 통제한다.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 사이의 줄다리기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이때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불안이 생기고 이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기제(억압, 부정, 전치, 투사, 합리화, 퇴행)를 사용한다.
눈에비친햇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