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먼 철학자 마르크스(Karl Marx 18180505 – 18830315)는 젊은 시절 헤겔에 심취했다. 당시에 헤겔 철학은 청년우파와 청년좌파로 나뉘어져 있었다. 청년좌파는 헤겔 사후 슈트라우스(David Friedrich Strauss)가 헤겔 사상을 적용해 신약을 해석한 <예수의 생애>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생겼다. 여기서 슈트라우스는 가령, 물고기로 다섯마리로 모두를 먹인 것과 같은, 신약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종교의 이념을 형상화 한 것뿐이라 말했다. 이에 기존의 기독교 신도들이 반발하면서 헤겔우파를 형성했다.
슈트라우스에 동조하는 청년좌파에는 포이어바흐(Ludwig Andreas Feuerbach)가 있었다. 포이어바흐는 물질적인 것이 먼저 존재하고 그것에 따라 정신이 나온다고 전제하는 유물론자로 신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헤겔에게서 변증법을 받아들여 역사관을 세우고 포이어바흐에게서 유물론을 받아들여 변증법적인 유물론의 기초를 닦았다.
헤겔이 인간의 본질로 파악한 노동의 개념을 수용해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연을 자신의 의지대로 변형하고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분업을 통해 노동으로부터 소외된다고 말한다. 즉 하나의 상품을 완전히 자기가 완성하는 시스템이 아니기에 상품속에서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를 완성했음에도 그마저 그 상품이 자기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이되고 고가의 상품이면 월급으로도 살 수 없음으로 생산물로부터도 완전히 소외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유를 얻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힘겹게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성을 회복하고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선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을 없애야 한다. 마르크스는 엥겔스(Friedrich Engles)와 <독일 이데올로기>를 펴내고 유물론을 철저히 적용하지 못한 청년좌파와 결별하고 과학적 공산주의의 길을 연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을 드러내고 한계를 비판한다. 노동자는 노동 대가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도록 끊임없이 강요될 수밖에 없다는 잉여가치론, 끊임없이 노동을 착취함으로써 구매자가 사라지는 자본의 자기증식의 한계 등을 말한다. 또한 정치나 법, 종교 등을 상부구조라 하고 생산력, 생산관계 등 경제적 토대인 하부구조에 좌우된다고 설명해 구조주의적 논리의 선구적 전개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생산력과 생산관계에서 구체적인 동력을 찾고 생산수단과 계급을 고찰한다. 생산력이란 생산에 필요한 힘을 말하며, 생산관계란 생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맺는 사회적 관계의 총체다. 역사적으로 생산력은 새로운 기술과 도구의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그렇다면 생산관계도 또한 그에 맞게 변화해야한다. 그러나 지배 및 소유관계와 역할 등이 구조적으로 굳어져 있어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갈수록 생산관계는 생산력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이것은 종국에 사회혁명으로까지 이어진다.
생산수단이란 간단한 도구에서부터 기계, 설비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기술과 건물, 운송수단, 대지, 원료 등의 자원으로 이것이 인간의 노동력과 결합해 생산을 만든다. 생산수단은 누구나 갖지 못하기에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생산관계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역사적으로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가 존재하지 않았던 원시공동체 사회를 제외하고는 생산수단을 가진 유산계급(부르주아, bourgeoisie)와 무산계급(프롤레타리아 proletariat)로 나누어진다. 유산계급은 항상 소수였고 이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노동을 강요해왔다. 무산계급은 착취에서 벗어나려 하기에 두 계급은 대립이 불가피하다. 이 대립은 계급투쟁을 불러와 역사를 발전시켜왔다. 이렇게 생산수단의 소유에 따라 역사는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로 변화했다. 자본주의사회는 이전의 신분제는 탈피했지만 자본가와 노동자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사회다. 마르크스는 이제 역사는 이 두 대립을 통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로 나갈 것이라 예상했다.
이후 마르크스 사후에 자본주의의 모순은 점점 높아져 마침내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 사회주의 국가들이 탄생했고 한때는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국가들은 사회주의가 퍼지지 않기를 강력히 바랐고 그것의 확산을 두려워했기에 싸우는 한편 계속되는 자체 모순을 줄이기 위해 대표주자인 US는 수정자본주의를 구축한다. 수정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근본 원칙인 생산수단의 사유제와, 계급적 사회구조의 근본은 그대로 두고 적당한 수정을 가하여 자본주의가 가진 폐해를 가능한 모두 제거하려는 관념으로 정부의 시장개입과 사회복지 확대를 지지한다.
눈에비친햇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