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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edocles(기493-430)

엠페도클레스의 다원주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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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페도클레스(Ἐμπεδοκλῆς 전490~430)은 여러 학설들을 하나의 이론으로 조합하려 해 절충주의자로 불린다. 그래서 그의 아르케는 하나가 아니라 물, 불, 흙, 공기 네 가지다. 밀레토스학파가 생성 변화하는 현상을 인정하고 그것을 하나의 근본물질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던 반면에 엘레아학파는 생성과 변화는 감각적 기만이라고 주장하며 존재는 운동도 변화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엠페도클레스는 네 가지 원소가 여러 비율로 섞이고 나뉘는 데서 잡다한 자연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해 엘레아학파와 거리를 두고 밀레토스학파와는 조건을 달리했다. 

 

엠페도클레스는 이 네 가지 원소는 불생불멸하며 아무리 분할하여도 그 성질이 파괴되지 않고 근원적이라고 주장한다. 어떠한 것도 새로 태어나거나 죽지 않고 이 원소들의 혼합과 분리에 의해 생성과 소멸이 이루어진다고 본 것이다.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전체의 양이 변하지 않는다. 

 

이 네 가지 원소를 혼합하거나 분리시키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그것의 동력은 헤라클레이토스(Ἡράκλειτος ὁ Ἐφέσιος, 전535~474)의 말처럼 사랑과 미움이다. 즉 어떤 개별적 존재가 발생 혹은 소멸한다거나 하는 현상은 사랑과 미움 중 어느 쪽이 우세한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사랑의 기운이 우세하면 완전한 단일체로 통합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미움의 기운이 우세하면 쪼개지고 흩어져서 사라진다. 이것은 존재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기계적이고 자동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엠페도클레스는 이 세계가 절대자가 창조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원소의 분자들은 사랑으로 최초의 천체를 만들고 천궁, 공기 등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그 조합의 싸움에 의해 흙과 물이 분리되고 바람과 햇빛에 의해 땅 위에서 최초의 생물이 탄생했다. 생물은 식물에서 동물이 그리고 나중에 인간이 발생했다. 또한 생존하기에 적합한 동물만이 살아남았다. 현실세계는 미움과 사랑이 균형을 이룬 상태다. 

 

엠페도클레스는 외부 세계에 있는 모든 원소는 인간 안에 장착되어 있는 종류에 의해서만 인간이 인식할 수 있다는 인식론을 주장했다. 이것은 인간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인식할 수 없다는 인간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엠페도클레스는 영혼의 윤회를 확고하게 믿었다. 죄를 지은 자는 수많은 육체를 전전하며 3만 절기를 떠돌아다니다가 결국 4원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형벌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혼의 정화가 꼭 필요하며, 특히 동물의 살코기를 먹어서는 안 되는데, 이는 동물의 영혼이 한때 인간의 육체 안에 거주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눈에비친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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