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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이하 A)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비극이란 진지하고 또한 일정한 크기를 지닌 것으로 그 자체로서 완결되어 있기도 한, 어느 한 행위에 대한 모방이다. 그 모방은 각각의 종류가 작품의 여러 부분에 따로 삽입되는 유쾌한 장식들을 지닌 언어로 이루어지고, 서술적 형식이 아니라 드라마의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연민이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건들을 포함하고, 그럼으로써 그러한 감정들의 정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① ‘진지한’ ‘고상한’ ‘좋은’은 비극 내용의 특징을 가리킨다. 이것은 비극이 서사시와 공유하는 특징으로 비극과 서사시 모두가 저열한 것, 추한 것, 어리석은 것을 다루는 희극 및 풍자와 구별된다. ② ‘그 자체로서 완결되어 있는’이란 시작부와 중간부를 지닌 유기적 전체임을 말한다. 이런 구성의 유기적 통일성은 A가 유일하게 엄격히 요구하는 것이다. 『시학』에서 A는 비극은 서사시와 달리 “가능한 한 태양이 한 번 회전하는 동안의 시간 또는 그에 가까운 어떤 시간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사실에 대한 진술일 뿐 시간적 통일성에 관한 것은 아니다. ③ ‘유쾌한 장식을 지닌 언어’라는 것은 “리듬과 화음 또는 노래가 덧붙여진” 언어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④ ‘따로 따로 삽입되는’은 “어떤 부분은 운문으로만 되어 있고, 다른 부분은 운문과 노래로 번갈아 가며 되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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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이루는 여섯 가지 요소 - 이야기, 플롯, 성격, 표현법, 사상, 광경, 선율 ① 플롯은 비극의 목적이자 목표다. 플롯이 성격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연기자들은 연극을 위해 성격을 묘사하지 성격을 묘사하기 위해 연극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격은 우리에게 질을 제공한다. 비극은 행복과 불행에 대한 모방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도 행위이지 성질은 아니다. ② 플롯 다음으로 성격이 중요한 요소다. ③ 사상, 그것은 말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적절한 것을 말하는 능력이다. ④ 표현법, 곧 운문과 산문. ⑤ 선율은 비극의 장식품들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⑥ 광경은 정말 매력적인 것이지만 모든 부분 가운데 가장 왜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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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플롯의 유기적이고 구조적인 통일성을 요구한다. 너무 방대해서도 안 되고 시시할 정도로 짧아서도 안 된다. 어느 하나를 철회할 경우 전체가 분리되거나 뒤죽박죽으로 되어버리는 개연적이거나 필연적인 연결이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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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급전이나 발견 또는 양자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 급전이란 예를 들어 사자(使者)가 오이디푸스의 출생 비밀을 밝힐 때, 오이디푸스가 뜻하지 않게 근친상간을 범했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그 극 안에서 상황 전체가 바뀌는 경우에서처럼, 어느 한 사태에서 그 반대의 사태로 변하는 것이다. 발견은 행운을 타고 났다던가 악운을 타고난 것으로 설정된 인물이 무지에서 앎으로 변하는 것이다. 오이디푸스는 급전과 동시에 발견이다. 이것이 가장 훌륭한 형태의 발견이다. 연민과 공포의 유발이라는 비극 효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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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이 피해야만 하는 플롯 세 가지
① 선한 사람이 행복하다 불행해지면 안 된다. 관객에게 혐오감과 불쾌감만 주어 결국 비극의 효과를 살리지 못할 것이다. ② 악한 사람이 불행하다 행복해져서도 안 된다. ③ 극도로 악한 사람이 행복에서 불행으로 떨어져도 안 된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순 있겠지만 연민을 부르진 못한다. 연민은 부당하게 겪는 불행에 의해 야기되고 공포는 우리들 자신과 비슷한 누군가가 겪는 불행을 목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극은 악덕이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어떤 판단의 오류로 인해 발생한 불행을 겪어나가는 “중간적” 유형의 인물을 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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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연민과 공포는 플롯 그 자체에서 유발되는 것이지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 묘사와 같은 외적 요소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 아니다.
눈에비친햇빛